2015년 5월 29일 금요일

[일상] 내 생애 최초의 기계식 키보드.

레오폴드 FC750RT 청축 화이트. 내 생애 최초의 기계식 키보드이고 내 생애 최초의 호사스러움이다. 키보드를 그것도 중고로 7만원이나 되는 거금을 주고 구입하다니 말이다. 아이오매니아에서 구입한 ABS 청색 키캡을 추가하고, 택배비 5천원을 보탠서 8.5만원에 구입 완료했다.

기계식 키보드를 처음으로 구입했다. 지금 개시를 하고 있는 중인데, 이 찰각찰각 아니 살각거리는 느낌은 무엇인가? 뭔가 아주 오래 전 수십년 전으로 돌아가서 영화속의 한 장면에 내가 들어가서 타자기를 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살각거리는 기분 좋은 소음은 그야말로 '맛'이라는 걸 느끼게 해 주는구나. 컴퓨터로 글을 쓰는 것이 디지털한 느낌을 주는 행위인데, 기계식 키보드를 치고 있노라면 손으로 글을 쓰고 있는 듯한 느낌을 살짝 받을 수 있다. 하하하. 찰각 거리는 느낌이 좋다. 기계식 키보드를 쓰는 느낌..!!

손가락이 호사를 누리는구나. 키보드 위를 손가락이 사각사각 거리면서 구름 위를 걷듯이 사뿐사뿐 노니는 손놀림이 가볍고 좋다. 지금 글을 쓰는 시간이 저녁 11시40분인데 다른 가족들은 물론 잠들어 있고, 소리에 놀라 깨지는 않을까 걱정되는 마음이 가장 크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시끄러울 수 있다는 거? 그거 빼고는 다 마음에 드는구나. 예쁘고, 키감 좋고, 소리가 박자를 맞추는 느낌을 주고, 그래서 타자칠 맛(?)이 나고ㅎ

신혼 부부가 서로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함뿍 빠져있듯이 나도 요 녀석의 모든 것이 좋고 좋고 또 좋은가보다. 단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사랑스럽다. 내 새끼~~~

몇 일 써보니 키캡에 따라서 키감이 다르다. 원래 장착된 레오폴드 PBT 키캡이 더 높이가 낮기 때문인지 반응 속도도 빠르고 느낌이 좋다. 아이오매니아 키캡은 높이가 높아서인지 깊숙이 눌러야 한다는 느낌이 들고 그 때문에 반응이 느리다는 느낌이 들곤 한다. 키캡 놀이의 유혹을 자제하고 있는데, 단 1개의 다른 키캡을 이용해본 결과로는 정품 키캡이 이 키보드에 더 잘 어울린다. 다른 키캡을 만나 보면 또 신세경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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