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에는 남부 해안읃 따라 국도 "N-340"이 이어져 있습니다.
이 길을 따라 한쪽에는 절벽 또는 가파른 내리막이 펼쳐 지고, 한쪽에는 온통 새하얀 지중해풍 집들이 옹기종기 모인 아기자기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런 풍경이 펼쳐지는 해안도로는 1시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거리입니다만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날 구불구불한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는 상쾌한 기분은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을 겁니다.
스페인 남부 여행 시 자동차를 렌트하시는 분이라면 꼭 해안도로를 들러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아래는 머물렀던 숙소 및 해안도로 드라이브 중 하차해서 둘러볼 만한 주요 장소입니다.
1. 숙소 (Apartamentos Fuerte Calaceite Torrox)
숙소 후기입니다. 한인 민박, 호스텔을 거쳐 처음으로 호텔에서 묵었습죠. 그 전 숙소와 비교가 되서 그런지 더더욱 돋보였습니다. 우선 편의 장비(시설?)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습니다. 드럼세탁기, 건조기, 전기레인지, 전자레인지, 냉장고와 같은 주방/살림 용품이 있습니다. 테라스로 나가면 선베드 2개가 있고 4인 테이블이 1개 있습니다. 색깔도 파랑고 주황이고 어찌나 예쁘던지. 지중해 하늘빛 바다빛과 어우러져 보기 좋습니다. Full Sea View라서 바다가 정면으로 눈앞에 펼쳐져 있고, 아래로는 호텔 내의 수영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실내 바닥은 대리석으로 되어 있고, 방 2개 화장실 2개 거실에는 소파와 TV가 있습니다. 2명이서 지내기에는 충분히 넓어서 여유로웠고, 4인실로 손색이 없겠더군요.
세비야 호스텔에서는 세탁기/건조기/세제 이용료로 5유로(?)는 사용한 것 같은데 그 모든 시설이 무료로 완비되어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더군요.
이 방이 9만원이었습니다. 좀 더 서두르거나 손품을 팔아보면 더 저렴한 가격에 예약 가능할 겁니다.
차를 타고 해안도로를 따라 네르하로 가면 (약 10분 소요) 대형 마트가 몇 군데 있습니다. 마트 영업시간이 9시/10시에 종료되기 때문에 서둘러 가셔야 할 것입니다.
스페인은 생필품을 제외한 거의 모든 물품의 가격이 저렴합니다. 특히 술이나 간식거리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파울라너 밀맥주 500ml가 1.2~1.5유로 했으니 말 다했죠 모. (여행 당시의 환율이 1,200원 정도였으니 1,800원 정도 하네요. 감사의 눈물이 흐릅니다. 주룩주룩)
와인은 아래의 와인(http://www.bodeboca.com/vino/los-balancines-huno-2010)인데 레드 와인이었고, 탄닌감도 약간 있긴 하지만 그보다 부드럽고 향도 감미로운 와인이었습니다. 레드 와인 즐겨 먹지 않는 본인에게도 '맛있다!'라는 느낌을 주더군요. 와인은 비싼 편에 속하는 걸 마트에서 샀는데, 10~15유로 정도 줬던 것 같습니다.
2. "네르하" 유럽의 발코니 (Balcón de Europa)
네르하 주변은 모든 건물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새하얗습니다. 아니, 남부의 많은 지역이 그렇습니다(프리힐리아나를 생각해 보시면 쉽게 떠오르시겠지요? 말라가는 제외. 말라가를 방문했던 것은 아니고 지나치면서 봤던 건물의 색은 파스텔톤이 많았던 듯. 은근하게 색을 입힌 도시였다.) 이는 지역 관할당국 (local authority) 이 건축 규칙을 엄격하게 적용해서 새로운 건물을 지을 때 안달루시아 풍으로 짓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때문에 외국 이민자와 관광객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안달루시아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14세기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구시가지는 좁고 구불구불한 길로 이어져 있고 바닥은 촘촘하게 자갈이 깔려 있어 전형적인 이슬람 양식(Moorish Style)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기에는 예쁘고 중세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기분에 설레일 수 있지만, 걸어다닐 때는 힘들기 그지 없습니다. 자갈 바닥은 말과 마차가 주요한 이동 수단이었던 옛날의 모습을 간직한 것이 아닌가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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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네르하의 집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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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네르하의 집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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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발코니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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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발코니 인근 해변 |
네르하의 파라도르 옆에 있는 해변인데 숙소에 있던 카운터 직원이 추천해서 방문했습니다.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으니 고려하시구요. 개인적으로는 유럽의 발코니를 보셨다면 생략하셔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4. 절벽 인근 해안도로 및 주변 마을 풍경
남부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면 아래와 같은 풍경이 끊임없이 펼쳐집니다. 저와 여자친구는 풍경에 감탄하며 동영상을 남발했으나 건질만한 건 거의 보이질 않습니다ㅋㅋ 눈에 담는 게 최고인 것 같구요. 인터넷을 보니 여행 중에 알토란처럼 멋진 풍경을 남겨두신 분들이 있어 사진을 좀 퍼 온 것입니다.
해안도로를 따라 인적이 드문 해안가가 종종 나타납니다. 가족끼리 그곳에 가면 해변을 내가 빌리는 것과 다를 바 없죠. 아래 사진에 깨알같이 박혀있는 한 가족이 보이시나요?
[El Puente Del Aguila] Eagle Bridge |
5. La herradura 마을
숙소의 카운터 직원이 추천해서 들린 곳이다. 남부에서 부유한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바닷가 쪽에 요트도 많이 보인다고.
6. Salobrena 마을
바닷가와 접하여 논(?)밭(?)우뚝솟은바위산(?)이 있어 특이한 풍경을 연출한다. 때문에 여느 해안가와 다른 모습이고, 실제로 보면 정말 정말 예쁘다. 다음에 여자 친구와 놀러 오기로 다짐했다ㅎ
해외에서 운전해 본 경험이 1번 있었다. 미국이었는데, 미국은 표지판과 도로가 잘 되어 있어서 운전하기 편했다. 길을 헷갈린 적도 거의 없었고. 길이 좁아서 고생한 기억도 없다. 하지만 유럽은 달랐다. 구시가지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중세 도시와 같은 그곳에서 자동차란 다른 시대의 유물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자동차 1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은 구시가지 길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 바닥은 마차가 지나다니던 돌바닥이다. 운전하기 결코 쉽지 않았다.
해외에서의 운전이 쉽지 않은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1. 우리나라 네비게이션과 달리 주소를 이용해서 검색해야 한다. (제 경우에 네비게이션은 필수) 우리나라는 좁고 모든 건물 정보가 네비게이션에 입력되어 있기 때문에 건물명을 이용해 목적지 검색이 가능하지만 외국은 그렇지 않다. 구글맵이나 미리 출력해온 자료를 이용해서 거리 이름과 번지수 등을 이용해서 목적지를 입력해야 한다.
또한 네비게이션의 성능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영리하지 않은 길을 알려줄 수도 있다.
2. 유럽은 길이 좁은 구시가지가 종종 등장한다. 차 한대와 양 옆으로 사람 1명씩 가까스로 지나갈 정도의 좁은 길이다. 간혹 나이스 드라이브라고 박수를 치는 사람들도 있다 (조롱의 의미는 아닌 듯)
3. 주차장 찾기가 힘들고, 대부분 유료이다.
스페인에서의 운전에 비하면 미국에서의 운전은 정말 쾌적함 그 자체였다. 스페인이 그냥 커피라면 미국은 프렌치카페라고나 할까? 컨버터블이었던 영향도 조금 있고 ^^ 컨버터블 뚜껑 제끼고 해안 도로를 질주하면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자동차에 내장된 네비게이션이 못미더워 구글신의 베타 테스트 중인 네비게이션을 함께 사용했었다. 그런데 론다에서 네르하로 넘어가는 길에 2개의 네비게이션이 다른 길을 알려주더라. 이전의 경험을 토대로 나는 구글신을 믿기로 했지. 그런데 이게 산길이더라. 처음에는 산으로 나 있는 아스팔트 도로였는데, 점점 흙으로 된 산길을 알려주더니 나중에는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를 지경이 되어 버렸다. 그 때 옆에 앉아 있던 여자친구가 침착하게 해결책을 제시했고 우린 산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해결책은? 왔던 길을 되돌아 가는 것이다. 간단하지? 근데 저렇게 결심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ㅋ 구글신은 이 길이 맞다고 끝까지 우기고 '조금만 더 가면 되'라고 유혹하고 있고 지금까지 지나 왔던 거친 산길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데 그게 아까워서라도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더라.
여자친구는 조금 더 가보고 계속 이런 비포장 도로가 나온다면 구글신이 틀린 것일 수 있으니 되돌아가자는 합리적인 제안을 했고, 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결국 포장 도로는 나오지 않았다.
추정해 보건데 핸드폰 데이터 통신이 차단되는 지역이 많고 특히 산으로 가면 데이터 통신 연결도 잘 되지 않는다. 구글신은 데이터 통신이 차단된 채로 마지막으로 가지고 있던 로컬 맵 데이터를 이용해서 본인 나름의 최적화 경로를 안내해줬던 것 같다. 그런데 그게 우물 안 개구리처럼 판단했기 때문에 잘못된 길이 아니었을까 추정된다.
운전할 때는 항상 표지판과 지나간 곳의 지명/도시명 등을 잘 기억해두자. 길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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